1. 해 설
乞粒農樂은 본래 마을 농악대가 악기를 새로 구입하거나 운영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마을을 다니면서 덕담을 해주고 곡식을 걷을 때 치던 농악을 말하지만 한편으로 농부들이 명절 때 놀이로 치는 농악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걸립농악은 두레농악과는 달리 악기의 편성도 농기와 꽹가리, 징, 장고, 법고 외에 잡색이가 붙으며 복색도 화려하게 하고 가락과 놀이도 다양하게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옛날 청원지방의 경우 백중 때 난장이 트이면 인근 여러 마을의 농악대가 장터에 모여 서로 기량을 자랑하면서 놀았는데 이 때 필요한 경비를 마을에서 걸립을 한 뒤에 새로 농악대를 꾸며가지고 나가 이웃 농악대와 우열을 가리는 놀이판을 벌렸으며 마을에 기량이 있는 상쇠가 없으면 다른 지역의 유능한 상쇠를 초청하여 배우거나 또는 임시로 고용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놀이를 통하여 농악대의 기량을 높히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자기 마을 농악대의 우수성을 자랑하는데도 목적이 있었다. 오늘날 청원군의 농악 중 걸립농악을 할 수 있는 곳은 많이 있으며 이 걸립농악을 민속놀이로 구성하면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2. 인원과 복장
農旗잽이 1명 (머리에 꽃고깔을 쓰고 중의적삼에 삼색띠를 두르고 웃대님을 매고 흰 양말에 짚신을 신는다)
상쇠 1명 (머리에 돌무갓을 쓰고 중의적삼에 삼색띠를 두르고 웃대님에 흰 양말에 신고 짚신을 신는다)
부쇠 1명 (상쇠와 같이 한다)
징잽이 1명 (농기잽이와 같이 한다)
장고쟁이 3명 (농기재이와 같이 한다)
북잽이 3명 (농기잽이와 같이 한다) 복고잽이 8명 (농기잽이와 같이 한다)
양반 1명 (정자관을 쓰고 한복에 도포을 입고 흰 양말에 흰 고무신을 신고 손에 담뱃대를 든다)
假裝女(가장녀) 1명 (머리에 수건을 쓰고 흰 저고리 검정치마를 입고 양말에 짚신을 신는다)
포수 1명 (머리에 망건을 쓰고 한복에 쪼끼를 입고 행전을 치고 검정 양말에 짚신을 신고 총을 틀고 허리에 을 찬다)
남자 2명 (머리에 망건을 쓰고 한복에 마고자를 입고 흰 양말에 고무신을 신는다)
여자 1명 (쪽머리에 한복을 입고 고무신을 신는다)
3. 준비물
집 2개 (셋트)
농기 1개 (푸른천에 노란 글씨로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쓴다)
악기 1개 (꾕꽈리 2, 징 1, 북 3, 장고 3, 복고 8)
술과 안주 등
4. 진 행
- 집을 양쪽에 세우고 농기를 앞세우고 농악대 길군악을 치면서 입장한다 -
상쇠 : 오늘 우리 마을 걸립농악을 칩시다.
대원 : 좋소
상쇠 : 가락부터 맞추어 봅시다.
- 농기를 중앙에 세우면 상쇠가 농악대를 이끌고 농기를 돌면서 가락을
맞추어 돌다가 -
상쇠 : 자 이만하며 가락도 맞으니 걸립을 나갑시다.
대원 : 예-
- 농기가 A집으로 가면 농악대가 따르고 A집에 이르러 농악을 치면서 논다 -
양반 : (큰소리로) 걸립을 왔으니 적선을 하시게
포수 : (큰소리로) 적선을 하랍신다.
- 주인이 나와서 돈봉투를 상쇠에게 주면 -
상쇠 : (봉투를 틀어 대원을 향하여) × × 양반이 백량을 주셨오
- 봉투를 포수에게 주면 포수는 새끼줄에 봉투를 꼽고 상쇠는 대원을
주인을 향하게 하고 인사가락을 처 인사하고 한바탕 놀다가 중앙으로
나와서 논다 -
상쇠 : 우리 잽이들 따로따로 한번 놀아봅시다.
모두 : 좋소
상쇠 : 징잽이 나와 놀아보시오 (징잽이를 중앙으로 인도한다)
- 징잽이가 중앙으로 나와서 상쇠가락에 맞추어 기량대로 놀다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
상쇠 : 잘 논다. 북잽이도 나와 놀아보시오 (북잽이를 중앙으로 인도한다)
- 북잽이 3인이 중앙으로 나와서 상쇠가락에 맞추어 기량대로 놀다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
상쇠 : 잘 논다. 장고잽이 나와 놀아보시오 (장고잽이를 중앙으로 인도한다)
- 장고잽이 3인이 중앙으로 나와서 상쇠가라가에 맞추어 기량대로 놀다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
상쇠 : 이번에는 법고놀이를 합시다. (복고잽이를 중앙으로 인도한다)
- 복고잽이 8명이 중앙으로 나와서 상쇠가락에 맞추어 기량대로 놀다가 돌아간다 -
상쇠 : 우리 대원들 잘한다. 이제 한참 놀았으니 걸립한번 더 갑시다.
대원 : 예
양반 : 이번에는 × × 양반댁으로 가 봅시다.
대원 : 좋습니다.
- 상쇠 농악을 치면서 B집으로 가서 한바탕 논다 -
양반 : (큰소리로) 걸립을 왔으니 적선좀 하시게
포수 : (큰소리로) 적선을 하시란다.
- 주인이 나와서 돈봉투를 상쇠에게 주면 -
상쇠 : (봉투를 들어 대원들에게 보이며) × × 양반도 백량을 주셨오
- 봉투를 포수에게 주면 포수는 봉투를 새끼줄에 꼽고 상쇠는 대원을 향하게 하고 인사가락을 쳐 인사하고 농악을 치면서 한참 놀면 부인이 술동이와 안주를 내오면 -
상쇠 : 자 한잔 먹고 쉬었다가 노세
대원 : 먹고 합시다.
- 한잔씩 술을 마시면 -
상쇠 : 자 한잔 먹고 쉬었다가 노세
대원 : 먹고 합시다.
- 한잔씩 술을 마시면 -
상쇠 : 이제 걸립도 하였으니 농악놀이나 신나게 하면서 놀아보세
대원 : 좋소
- 상쇠가 대원을 이끌고 다시 연희장 중앙으로 나와서 농악놀이를 하는데 그 ]
놀이는 멍석말이, 꽃봉만들기, 좌우치기, 8자놀이, +자놀이 등 상쇠가 할 수 있는 기량에 따라 여러 가지를 연출하면서 논다.
이 때는 동민과 잡색이가 춤을 추면서 어울려 논다 -
상쇠 : 자 해돋이고 놀만큼 놀았으니 오늘 걸립은 고만하고 돌아갑시다.
대원 : 좋소
-농기 농악대 순으로 길군악을 치면서 퇴장한다 -
5. 유의사항
이 걸립농악은 농악중심의 놀이기 때문에 가락이 중요하므로 기본적으로 상쇠의 기량이 뛰어나야 하며 전체적으로 놀이에 변화를 주되 잽이들이 따로 하는 놀이에서는 가락의 변화보다 동작의 변화 즉 돌다가 앉았다 서며 또 악기도 이리저리 돌리면서 놀도록 해야 흥미를 자아낼 수 있다. 특히 이 놀이에서 잽이들의 희극적 역할이 중요하며 예를들면 假裝女(가장녀)는 젓이 보일만큼 짧은 저고리를 입고 이를 잡는 시늉을 하거나 오줌 누는 시늉을 하며 양반은 假裝女을 쫓아다니며 짓궂은 짓을 하고 포수도 이를 따라 흉내를 내는 등 우수개짓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12발 상모돌리기를 할 수 있다면 더욱 놀이가 두두러질 것이다.
